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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리뷰

수춘도와 추구만리행 리뷰

[Nac] 2015. 3. 17. 00:25

무협과 판타지로 대변되던 장르문학은 조금 맥을 달리하고 있다.

1세대의 판타지로 부터 시작한 성세는 2,3세대를 지나면서 많이 망가졌다고 할까.

진입장벽이 낮아서인지 많은 작가 아닌 작가들이 유입되며 일어나게 된 일인지 흔히 말하는 '양판소'가 넘쳐난다.


무협은 어찌보면 이런 과정을 이미 겪었다. 김용의 영웅문이 한국에 전해진 이후 사마달, 검궁인, 와룡강 등을 1세대라고 할때 세대 안에서 이미 무협의 양산형이 이루어졌었다. 자정작용일까. 좋은 작가들이 등장했고 수작이 나타났다.


이렇게 생각되는건 한편으로 무협 1세대의 끝에는 심지어 내용이 같고 제목만 다른 책도 있었던 현실을 보았기 때문에 

이후가 긍정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아서 였을까 적어보이는 것이었을뿐 무협에도 양산형, 뻔한 설정에 뻔한 전개, 뻔한결말로 이루어지는 작품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무협이 브라운관으로 넘어가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국영화에서 무협은.. 귀천도, 비천무, 단적비연수, 무사, 천년호, 중천... 개인적으로 화산고는 높은 점수를 주고싶지만..


...이렇게 놓고보면 한국영화의 진입장벽이 의외로 낮은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무협을 가져다 쓰는 누군가의 문제일지도?







영화 '수춘도'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미묘한 '웰메이드'영화라고 생각된다.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수작이라고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무협 수요가 갖는 남성향의 매니악함은 대중성과의 이격을 가져오기에 대중적 인기는 일단 유보하고 무협영화의 저변확대의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내공이라던지 초식을 외치면서 싸운다는 등의 비현실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역사를 바탕으로 괜찮게 뽑혀진 영상은 훌륭하다. 정말 중국 무협영화의 저변자체가 과거와 격세지감이 드는 기분이다. 촬영의 결과로 완성된 영상을 보면 뭔가 쭉쭉 준수한 작품들을 뽑아낼 준비가 다되었다는 모습으로 이정도 수준의 영화가 보급된다면 한국 무협영화가 갖는 수요의 저변확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보여진다. 단, 가끔씩 튀어나오는 어색한 연기와 러닝타임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갈아버린듯한 스토리텔링이 아쉽다. 


좀 아쉽게 잘 만들었다. 조금만 더 뭔가가 있다면.. 싶지만 무협을 좋아한다면 볼만한 영화다.














왜 이렇게 아쉬움을 느끼는가 함은 최근에 읽어보게된 '추구만리행'때문 임을 부인할 수 없다.


https://blog.munpia.com/wolflord/novel/21768


앞선 수춘도가 명의 마지막 16대 숭정제 시대의 이야기라면 추구만리행은 60년 정도 전의 11대 가정제 시대의 이야기이다. 

즉, 같은 명나라에 좀더 앞선 시기,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이다. 권력의 교체, 금의위, 삼형제와 군상들.

다르지만 비슷한.. 하지만 정말 다른 이야기.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수작으로 만들어내는 차이. 


그게 작가와 감독의 역량이지 않을까 싶다.

수춘도를 찾아 여기까지 왔다면 얼른 추구만리행을 읽어보길 권한다.


올해가 아직 멀었지만, 당신의 '올해의 무협' 후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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