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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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리뷰

이미테이션 게임 리뷰

[Nac] 2015. 2. 25. 09:53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애플'사의 한 입 베어먹은 사과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먹었던 장본인, 바로 그 남자의 이야기 '이미테이션 게임'이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를 갖게하는 요소가 많아보이지만 슬프게도 이 영화는 기대를 하면 하는 만큼 실망스럽다. 

심지어 보고난 뒤 이게 '이미테이션 게임'인지 '뷰티풀 마인드2'인지.. 의문스러워질 정도로 뷰티풀마인드와 닮아있다.






2002년 상영한 '뷰티풀 마인드'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존 내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74회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의 '뷰티풀 마인드'와 제87회 각색상을 받은 '이미테이션 게임'은 놀랍게도 유사한
영화적 전개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13년 뒤의 작품보다 앞선 '뷰티풀 마인드'가 영화적 완성도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내성적이고 기괴한 천재, 암호해독, 스파이, 펍에서의 클라이막스, 반전의 구조. 


 혹시 존 내쉬가 앨런 튜링의 환생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영화에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존 내쉬도 동성애 혐의가 있었던걸 보면 설마 하지만 동시대 사람이라는 것이 함정. 유사한 기괴한 천재가 동시대에 존재하면서 전혀 다른 새로운 생각을 펼쳐나갔다. 내쉬가 인간의 합리적 행동에 대한 기존의 전제를 깨고 더 나은세상을 만드는 이론적 토대를 게임이론으로 완성시켰다면 튜링은 인간만이 소유했다고 일컬어지는 지성을 인공적으로 창조하는 인공지능의 원형을 완성시켰다.



이미테이션 게임만의 이야기로 넘어가 본다면 튜링 테스트, 혹은 이미테이션 게임의 목표는 지성에 대한 확인이다.
 '생각'이란 사실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개와 고양이도 생각을 갖고 있으며 동물원의 원숭이도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각은 행동의 바탕이 된다. 하지만 인간의 생각은 굉장히 희귀하며 아직까지 인간 수준의 생각. 즉, 지성은 인간 외에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인간은 지성을 통해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군림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앨런 튜링은 대화를 통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고 그것이 일종의 이미테이션 게임이었다.


"여자와 호모를 구분할 수 있는가"가 변형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할 수 있는가"


이것은 결국 이런 질문이 아닐까.

 여자와 호모를 구분 할 수 없다면?
- 남자이지만 생각과 행동이 여자라면 그건 여자인가 남자인가.

지금의 세상은 동성애를 인정하는 추세가 늘어가고 '트렌스젠더'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인간과 기계를 구분 할 수 없다면?
- 그렇다면 그 때의 세상은?





 1950년대 앨런 튜링은 지성을 가지고 사고할 수 있는 기계가 결국 언젠가는 등장할 것으로 보았고, 중범죄였던 동성애를 치료하기 위해 영국이 에스트로겐을 주사하면서 치료하려했던 그는 "사회가 나에게 여자가 되라고 강요했으므로, 가장 여성스러운 방법으로 죽음을 맞는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 주인공과 형사의 문답엔 이미테이션 게임이 녹아있고 영화 사이사이의 질문과 합쳐진 완결된 질문을 던진다.




언젠가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을까. 그게 과연 인간이 가능한 것이긴 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튜링은 결국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주는 친구를 창조하고자 한 것일까.








정리를 하자면..


뷰티풀 마인드도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의 자격에는 어울리지는 않는다라는 개인적 생각이 있는데, 이미테이션게임은 뷰티풀 마인드를 뜯어와서 수미쌍관으로 질문을 붙여놓아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은 기분이랄까. 


좋은 배우와 소재를 가져다 놓고 이러면... 천만원짜리 복권을 긁고 1000원이 당첨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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