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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 20주년 기념 연주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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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돈 크레머 & 크레메라타 발티카 20주년 기념 연주회

[Nac] 2017. 6. 8. 13:52

 한국에서 서울이 갖는 특징은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다는 사실에서 시작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방대한 인구의 토대는 거대한 경제를 쌓아올렸고 부가적으로 문화의 집약과 편중을 가져왔다. 그중 예술의 전당은 지속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의 하나이다.


 그런 곳에서 이번에 최고의 연주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기돈 크레머의 연주회가 열렸다. 최고의 테크니션이면서 끝없는 도전가라는 평과 수년전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열린 연주회에서 감명을 받으신 분의 이야기로 상당한 기대를 갖고 가게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마치 기초과학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실생활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응용과학이 아닌 기초. 인간의 오감중 첫손에 꼽히는 시각보다는 청각에 집중된 예술로 다양한 서양 고전문화의 기반으로 생동한다. 어느정도 예술가의 퍼포먼스가 있기는 하지만 시각으로 들어오는 부문은 오페라와 비교해보아도 현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모습만으로도 좋기는 한데, 온갖 자극적인 문화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클래식은 너무 순한한 맛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오급 레스토랑히오스에서 먹는 경우에도 매콤한 맛을 맛보고 싶기도 할텐데 말이다. 곡의 구성이 완급조절로 진행이 되기는 하지만 좀더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고, 새로운 시도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연주해본 곡인 경우는 다르겠지만 모르는 곡인 경우 음에 감정을 동조시킨다고 해도 한정적인 부분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시도들은 이미 오페라같이 다른 장르로 분화되었거나,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에도 새로운 이름이 붙여져 나간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무언가 이름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위해선 분야의 최고라고 인정받는 권위자인 경우에나 가능한게 아닐까 한다. 아니라면 기존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지며 분화되거나 잊혀지지 않을까.




 따라서 생존하고 있는 연주자중에 최고로 꼽히는 기돈 크레머는 도전에 대한 최적의 자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전했기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는 기존의 클래식곡 뿐만아니라 뉴에이지 장르까지 연주의 범위를 넓히고 연주회도 기존 격식적인 모습이 아닌 연극에 가까운 시도를 해냈고 격찬을 받았다.


 

 수년전 열렸던 크리스마스 기념 연주회에서도 마치 파티같은 느낌의 경험을 주었다는데.. 이번 월드투어는 20주년 기념때문이었을까. 그런 시도들이 배제되고 정말 기초로 돌아갔다. 처음 연주곡도 가장 기본적인 연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이었고..



 분명 좋은 연주였지만 시각적인 도전이 일어났던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다. 이제 나이로 인해 타국에서의 연주회를 급격히 줄인다는데 언제 다시 기돈 크레머를 볼 수 있을지.. 아쉬움이 가득 남는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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