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잠행무사 - 대담한 시도 본문

Review/도서 리뷰

잠행무사 - 대담한 시도

[Nac] 2017. 5. 14. 00:30

잠행무사 - 김문형


Nac지수 - 6.4


상당히 매니악하면서도 작품전반에 언더독스러움이 가득 배어있는 대담한 시도라고 본다.


소위 미드-미국드라마-를 연상케하기도 한다. 반전이 사이사이 껴있는 좀비물이랄까. 무협에서 좀비는 강시라는 소재로 홍콩할매.. 등등 꽤나 전통있는 소재지만 현재의 트렌드는 아니다. 미드의 경우에는 워킹데드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왔고, 영화로는 월드워z와 같은 흥행작이 생각날 정도로 소비자의 수요가 있지만 무협에서는?


아직까진 대중적인 수요가 있다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다시 생각해보면 잠행무사는 좀비물, 강시물이라기보다 촉수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드코어하고 고어한 촉수물. 강시보다도 더 매니악한 촉수물과 무협의 결합이라니 대담하다.


아무도 없는 상단의 국주와 파문당한 제자, 낙방한 궁수, 돈을 밝히는 도사, 불같은 성정의 스님. 겉으로 보기에 뒤틀린 이들을 데리고 기괴한 지하로 떠나는 어둡고 음습한 행보는 흥미진진하다. 오히려 명문정파의 제자들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강호의 정리, 옳은 도리에 대한 주제의식이 소설 전반에 등장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되는가 싶은데 이상한 찝찝함이 남는다. 무림맹의 배신자라던가 사매의 이야기라는 떡밥은 회수되지 못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글의 탄력성이 저하되며 조기종결된 느낌이 든다. 혹시 소설을 쓴 진짜 목적이 촉수물을 쓰기위해서고 쓰고싶은건 다써서 마무리 지은거라면.. 험험..


촉수물이라는 소재가 이 작품의 평가를 애매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분명 잠행무사는 괜찮은 작품이다. 하지만 하드코어하고 고어한 촉수물은 임팩트가 너무 강해 결국 남는 이미지는 촉수뿐..이라는게 문제일까. ‘우르츠키 동자’같은 고전 작품들이 촉수만이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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