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네루다 - 칠레의 입국심사 본문

Review/영화 리뷰

네루다 - 칠레의 입국심사

[Nac] 2017. 5. 28. 14:53

네루다 - 파블로 라라인


Nac지수 - 6.6


 

한국의 -비공식-입국심사 질문이 있다. Do you know 김치? 두유노 싸이? 두유노 연아킴? 선택지는 둘로 갈린다 예스 아니면 노. 예스로 시작하는 답변이면 질문자의 미소를 볼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 당신은 입국을 거부당한다.

 

역설적으로 사용되는 인터넷 밈이기는 하지만 두유노 다음 들어오는 존재는 국가를 대표하는 혹은 자랑스런, 때론 타국도 알만한 존재들이 포진한다.

 

만약 이 땅이 칠레라면 두유노 네루다? 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킴취가 뭐에효?라고 대답하는 외국인처럼 칠레하면 와인밖에 생각이 나지 않고, 네루다는 누군지 들어보지도 못했다하더라도  당신은 지극히 정상일 것이다.

 


네루다는 근현대 역사에 가리운 수탈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한국에서 빨갱이라고까지 불리는 공산주의자다. 반공의 색채가 강했던 정규교육과정에서 안다는게 이상한거다. 심지어 칼 맑스가 아닌 막스 베버의 저서도 이름이 막스라고 금지서적으로 반입이 금지됬었던 때가 그리 멀지않은 오늘날이다.

 

하지만 영화는 무겁게 시작하지 않는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오스카의 역설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나레이션과 함께 엉성한 희극처럼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게 무슨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야라고 생각할 때쯤 현실의 비극이라는 이름의 비수가 차갑게 심장을 찌르고 빠져나간다.

 

파티장의 하녀가 말한다.

“공산주의 혁명이 완성되면 모두가 평등해질 수 있는건가요? 당신과 나도? 난 어려서부터 그들의 똥을 치우며 살았는데요?”

 

네루다는 어색한 침묵 후 그렇다라고 대답을 한다. 하지만 관객에게 과거의 시점인 그 대답은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의 가슴에 찔린 자국은 엉성한 희극이 다시 빠르게 메꿔간다. 계속해서, 가끔씩 영화는 희극을 들춰내며 찌르고 다시 메꿔진다.

 

그렇다면 네루다의 모든 것은 틀린 것일까. 결과적으로 공산주의 혁명은 실패했고 또다른 비극을 낳았지만 네루다가 민중의 행복과 슬픔을 함께한 시와 노래는 거짓이 아니었고 그들과 함께였다라는 걸 영화는 말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 역시 여전히 희극과 비극의 교차하는 삶 속에 놓여져 살고있고, 우리 또한 틀릴 수 있기에, 사람들과 함께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했던 네루다는 여전히 생동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이제 칠레 입국심사는 무사통과다 :)

 

 #네루다 #영화 #칠레 #모두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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