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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 현실성의 충돌 본문

Review/영화 리뷰

군함도 - 현실성의 충돌

[Nac] 2017. 12. 15. 21:07

군함도 

Nac지수 - 7.1


군함도가 개봉한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부정적인 비평이 많았던 영화다. 개봉전 무한도전에서도 조명했었고 일본측의 날선 반응도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제와 영화를 보고난 후 꽤 괜찮게 만들어진 영화였다고 본다. 제목만 군함도가 아니었다면 항간의 평도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철학액션신파영화로 호평받았을지도 모른다. 나생문을 따와 나생도였으면, 어감이 좋은 걸찾아 귀생도, 지옥도, 악귀도 이런 것이었으면 말이다.


 양비론적 관점이라도 현실을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일 법한 이야기니 대중들의 호응도 있었을 것이고 말이다. 개인적으론 친가와 외가의 충격적이고 스펙타클한 근현대사를 듣고자라, 인간에 대한 양비론적이면서도 건설적인 시각을 추구하기에(...) 군함도를 좀더 차분히 볼 수 있었다. 현실은 더 말도안되는 영화와 같은 법이다.



 하지만 군함도에서 느낀 어색함은 시작부터 있었다. 초반부분은 대체 왜 그런것인지 어색하기 그지없는 긴대사를 우겨넣듯이 하는데 나중에는 이 어색함이 연출로 옮겨간다. 중간중간 연출이 어색하면 연기로 커버해야하는데 그게 가능한 인물은 이경영과 함께 몇몇이 되지 않았다. 연극과 같은 갑자기 어색함을 느끼게 하는 연출. 담담함과 자연스러움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아닌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다.

 다큐멘터리를 찍은게 아니니 내부적 갈등과 자극적소재, 반전은 모두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일본이 나쁜놈으로도 나오고 좋은놈도 있고 하는 모습들. 현실성있는 모습이다. 봉기의 주체역시 핍박만 받고 속아왔던 민초가 주체가 되었다면 좀더 극적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어도 OSS출신의 엘리트 송중기가 주체가 된 것 역시 현실성있는 모습이라고 본다. 


 현실성의 추구는 좋다. 그런데 그럼 영화 군함도는 실제 군함도의 현실인가에서 문제가 생기고 융단포격식의 비판을 받게된 시작이 된다. 영화를 봐도 일본놈도 나쁜놈이지만 그건 잘 기억되지 않고, 임팩트를 몰아준 반전. 반전만이 기억에 남는 법이다. 심지어 연기도 제일 잘한다. 감독의 의도, 관객의 인식이 너무 동떨어지지 않게 하려면 배열과 서사에 더 공을 들였어야하지 않았을까. 기존 역시 극적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서사이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제목이 군함도라는게 발목을 잡는다. 



 결국 관객의 현실과 감독의 현실이 충돌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대중영화로서 망했다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난 영화제목을 지은 놈이 잘못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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