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주인공이 힘을 숨김 - 포트폴리오적 자랑 본문

Review/도서 리뷰

주인공이 힘을 숨김 - 포트폴리오적 자랑

[Nac] 2018. 1. 9. 22:55

Nac지수 - 6.2

카카오페이지 완결, 로드워리어 작

  한 시대는 필연적으로 매너리즘에 당도한다. 그럴때마다 누군가가 흔해져버린 그 무엇을 가지고 독특한 작품을 써내려가곤 했다. 처음으로 기억나는 작품은 당시의 온갖 소재들을 버무린 적절한 단편으로 애벤갤리온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에반게리온이 아니다. 검색을 해보니 나오지도 않는 고대의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일종의 풍자적 성격을 지니면서도 유쾌한 수작이었다. 투명드래곤이 연재되던 때 였던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이 힘을 숨김도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어찌보면 풍자라는 단어를 쓰는게 적합치 않을 수 도 있다. 온갖 트렌드와 인터넷 밈들을 모한 곳에 모았다는 점이 풍자적 베이스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정도일까.

 미녀의 아름다운 부분들만을 모아서 오려 붙였다고 최고의 미녀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처럼, 단순히 트렌디한 소재나 내용을 모았다고 성공적인 작품이 되지 않는다. 필력으로 그것들을 녹여 조합해 내어야한다.



 게임판타지에서 능력치, 탐험, 성장, 학원물, 귀환, 이세계, 영웅과 반영웅과 같은 내용부터 온갖 이시대의 인터넷 밈을 모아다가 개그까지 선보인다. 이렇게 트렌디한 것들만 모았다고 단순뽕빨물로 내용을 끌고가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런 소재들로 이렇게 진지한 주제도 다룰 수 있어라고 자랑하듯 작품을 써내려간다.

 심지어 주인공이 애정하는 대상이 인간이 아닌 책이라는 흐름은 공각기동대가 보여줬던 실존주의적 주제마저 건드린다. 거기에 너무 가져다 쓰다보니 소재 표절시비가 있었고 작가가 인정하기도 했다..

 전통과 최신, 가벼움과 무거움을 적절하게 배치하며 영리하게 글을 끌어나간다. 결말에서 전개는 체력이 바닥나신건지 아쉬움이 있긴하다. 깔끔하기는 하지만 분명 전체를 보았을 때 결말은 화룡점정이 되지 못했다는 것으로 괜히 마음에 걸린다는 것. 이건 못난 자식은 떡하나 더주고 귀한 자식 매한대 더 때리는 격의 감정으로 주인공이 힘을 숨김은 작가의 필력을 자랑하고 선보이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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