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사상 최강의 보안관 - 명작과 고갈 본문

Review/도서 리뷰

사상 최강의 보안관 - 명작과 고갈

[Nac] 2019. 7. 3. 04:38

Nac지수 - 8.5

작가 : 글쟁이s

카카오페이지 312화 완결

 

 아주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면서, 추천 소설 최고지수를 경신한 작품이다. 심지어 포스팅도 너무 오랫만이라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모를 정도다. 그래서 무작정 써보기로 결심하고 키보드를 두드려본다. 처음 사상 최강의 보안관을 읽기 시작했을 때 든 생각은 이거 '맨이터'짭 아니야?였다. 아니면 같은 작가인가?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극 초반에 어둡고 음습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계속해서 보다보니 이건 왠걸, 생각은 점점 변해갔다. 이만한 작품이 한국 SF? 장르문학?계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작품인가로 변해간 생각은 점차 이렇게 작품에 작가를 갈아넣으면 건강은 괜찮으려나. 이정도 갈아넣으면 작가의 창작력이 고갈되서 다음작품을 쓸 수 있기는 한걸까. 이게 마지막 작품인걸까하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보통 3작품을 기준으로 작가를 판단하게 된다. 처녀작, 그리고 다음, 다음. 3번째 작품까지 작가가 쓰고나면 이제 작가 내의 창작력이 고갈되어 자기복제와 답습을 거듭하는가와 창작의 고통을 넘어서 그 무언가를 보여주느냐를 가르게 된다. 이 지점에서 기본기라는 실력이 충분한지 재충전이 잘 되었는지도 판가름의 중요 요소인데, 좋은 작품은 볼 수록 이런 걱정으로 가득해진다. 작품이 끝나도 말이다. 하지만 아직 미독자께서는 걱정을 접어두셔도 되겠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할 수준의 신인작가는 이미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읽고 난뒤 하나 재밌던 점은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는 독자들의 생각도 있어서 나 나름의 여러.. 생각도 하게 된 작품이었다.

 

 지상 최강의 보안관이 갖는 장점은 일단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쳐지는 군상극다운 군상극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을 돋보이게하기 위해 상대를 저능하게 만들지 않는다. 서로 치열하게 충돌하고 대립하며 때론 손잡기도 한다. 사건의 전개는 주인공이 중심이기도 하다가 외전처럼 주인공이 이야기 외곽으로 이동하기도 하며 이야기는 나아간다. 말이 쉽지 결국 작가의 필력이 상당이 요구되는 전개가 아닐 수 없는데 여기 디스토피아적 세계에 작가의 철학도 녹여간다. 약간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실에 대입해보며 읽어나간다면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묘한 충돌이 일어나는걸 보았다. 장르문학에서 가져하는 요소가 굳이 철학적일 필요가 있는가? 장르 문학이 가져야하는 미덕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사이다적인 전개? 호쾌한 액션신?.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이미 논의의 거리도 되지 않는다. 영화라는 좋은 선례가 있기에 너무 명확하게 판명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 때려부시는 블록버스터도 있을 수 있고 대체 이게 뭔소리를 하는건지 고민하게 하는 순수예술영화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각자의 혹은 순간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사이다적인 전개만을 원한다는 건 장르문학의 한계를 그어버리는 행위가 아닐까. 이미 작가자신도 장르문학 독자층에서 사상최강의 보안관이 대중적 흥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의외로 작가 예상외로 흥행한 수준이었다. 근데 액션신의 보완은 기대가 된다.

 

 제목의 문제도 일각에서 지적을 하는데, 이게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상 최강의 보안관이라는 후줄근?한 네이밍센스도 그렇지만 보안관물이 보고 싶어서 왔는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간다. 확실히 단점이다.

 

 그래도 잘 썼으니 잘한다, 잘한다 해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만큼 채찍이 필요없이 당근만 줘도 발전해 나갈 글에 미친 인간이 쓴 작품이었다. 조심스레 한국의 스티븐킹이 되지 않을까 점쳐보며 차기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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