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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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리뷰

기생충 - 어울림

[Nac] 2019. 9. 15. 20:03

  영화 초반부는 재밌다. 그런데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이게 왜 재밌지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반지하의 가족들이 착착 부잣집을 계획대로 속여가는걸 보면서 즐거워한다. 왜일까. 부잣집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그들이 속아넘어가는 꼴을 보며 즐거워한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그냥 우리는 좋아한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에서 행복해하며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에겐 불안감이 몰려온다. 자신의 것이 아니기에 기생충처럼 언제 터져버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행복은 불행의 직전이다.

 

 현실을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영화는 우리에게 '어울리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어떤 모습에 '어울리다'부터 또다른 의미까지.

 

 정말 현실처럼, 어떤 변수가 어떤 결과값을 정확하게 도출하기도, 때론 하지 않기도 하는 실제의 현실처럼, 돈과 선함, 악함, 충성, 계획들은 인생과는 별 상관이 있기도, 없기도 하다. 행동에 어울리는 결과를 맞이하는가를 봐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하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일들은 실제하며, 어딘가의 전등이 깜빡거릴 때에는 그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들이 어디 먼 행성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영화는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다'라고하는 감독의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모르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게 하는 것이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는게 아니지않을까 싶다.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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