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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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도서 리뷰

권투사 칼리 - 재능의 폭

[Nac] 2019. 12. 28. 14:41

 백수귀족 작가의 작품을 순서대로 보지는 않아서 이제서 초기작인 권투사 칼리를 읽었다. 킬더드래곤을 읽고 바바리안퀘스트, 지옥과 인간의 대결 순으로 본 이후라 작가의 폭넓은 재량(?)을 느끼게되었다. 작가들 중에서도 자기가 쓸 줄 아는 글이 한정적인 경우 자기복제만 거듭하는 경우가 있는데, 백수귀족 작가는 어떤 모티브를 가지고 자기글을 써내려가는 능력과 그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는 느낌을 받는다. 애초에 초기작인 권투사 칼리가 격투물이라는 게 신선해서 그리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격투물이기에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될까 걱정과 기대가 있었지만 애초에 잘 짜여진 구조를 가지고 시작하는 작가인 것 같아 기대가 더 컸다. 사실 이세계로 간다는 설정도 말이 안될 수 있지만 도입부도 적절하게 타당성있고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다. 아예 아무 근거도 없이 시작하는 작가들과는 다르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뭔가 야성과 격투에 취향의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문제는 이시대의 장르문학에서 나타나는, 소위 '사이다패스' 분들이다.. 주인공이 다치고 고난을 겪는걸 용납하지 못하는 분들. 그 분들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격투물에서도 눈을 뒤집으면서 욕을 하시는 걸 보면 주인공에 씽크로율이 거의 '이카리 신지'급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인공이 다치는 걸 자신과 동일시 하는것일까 아니면 위기와 고난을 견뎌낼 여력 조차 남아있지 않는걸까. 창작자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 감정을 분리해 바라보기엔 쉽지 않아보인다. 결국 체념으로 일관하지는 마시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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