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라인하트 자작가 차남의 회귀 - 판타지의 탈 본문

Review/도서 리뷰

라인하트 자작가 차남의 회귀 - 판타지의 탈

[Nac] 2020. 8. 17. 11:14

 옛날옛적에 이지리슨이라는 개념이 가요계를 휩쓸었던 시대가 있었다. 듣기 쉬운곡이 대중에게 맞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라인으로 만들어진 곡들을 만들자. 지금도 틀린말은 아니지만 k-pop의 트렌드는 이미 이지리슨은 지나가고 오래다. 오히려 K스러운 스까스까 비빔이 음악에도 미쳐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넘나들며 변형과 조화로 한곡에 각기각색의 장르를 녹여내고있다.

 

 라인하트 자작가 차남의 회귀의 베이스는 무협이다. 판타지의 탈을 쓴 무협. 내공, 단전, 검강과 같은 개념을 판타지로 치환한 것만이 아니라 내용의 전개, 구조가 무협과 맥을 같이한다. 기연, 내단, 단전파괴, 세가.. 요소요소들을 다 치환시켜 생각해보면 놀랄정도다.

 

 그러고 보니 묵향이 생각난다. 판타지와 무협의 접목의 시작도 이젠 오래된 옛날이다. 무협이 시장에서 검증된 장르기는 했지만 판타지에 비해 작은 시장을 갖고 있었다. 아무래도 중국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판타지가 강세일수밖에 없고 더 대중적이기에 무협의 판타지로 전환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조를 뜯어와서 스킨을 갈아끼우면 더 잘팔리는데 어쩔수가 있나..

 

 라인하트 자작가 차남의 회귀는 사실 그냥 무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쉽고 재밌는 글. 같이 심장을 뛰게하는 전투씬. 같이 호흡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는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복수, 보복의 전개구조를 계속해서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을 당하지만 오히려 복수로 박살을 내주는 카타르시스. 위기와 해결만이 아니라 폭력이 갖는 쾌감도 영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개꿀과 개이득 역시 잘 챙겨간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보고 또봐도 재밌는 글의 구조. 하지만 답습에서 머무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필력도 괜찮고 앞으로 K-novel스러움을 더 보여줬으면 하는 작품이다.

 

 

Nac지수 -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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