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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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시선/Nac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

[Nac] 2015. 10. 10. 09:43

  호기심의 시작


블로그를 반응형 웹으로 스킨을 교체했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스킨을 사용하다가 Bootstrap기반의 Fastboot 1.6.1로 교체하면서 몇몇 문제점이 발생했다. 본문의 여백, 폭과 관련된 문제였다. 교체하는 스킨은 반응형이라 그런지 지정된 수치로 웹에 표시되기보다 화면을 12분할을 기준으로 유동적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본문의 폭을 줄여보았는데 사이드바와 너무 동떨어져있는 것 같아 어색-어색. 사이드바와 본문의 간격을 줄일 수 있다는데 -15px을 수정해봐도 묵묵부답. 그런데 사이드바와 본문의 위치를 바꾸자 놀랍게 본문의 어색함이 사라졌다. 문제는 사이드바가 너무 눈에 들어오고, 애드센스가 눈에 너무 거슬려서 놔둘수가 없었다. 위치를 바꾼 것 뿐인데 이런효과가..? 


이후 원상복귀 후 다음은 여백을 줄여봤는데 마음에 드는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모바일에서 문제가 터졌다. 모바일화면에서 조차 줄어들어버린것. 모바일에서 설정바꾸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여기까지 오자 인내심이 바닥에 닿았고 그냥 사이드바의 크기를 늘리고 본문을 줄이는 식의 타협안을 찾았다.


그리고 좀전의 좌우 위치전환에 따른 이물감과 어색함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아이유는 왼쪽과 오른쪽을 바꿔도 차이가 없다는데, 그냥 구도를 대칭적으로 잡아서 찍는 건 아닐까?




  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예


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가 떠올랐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에는 몇가지 불문율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남자앵커는 왼쪽, 여자앵커는 오른쪽으로 앵글이 잡혀야한다는 것이다. (엠비씨 뉴스데스크를 어느 포털이든 검색해보자.) KBS의 08년에 종영된 시사투나잇의 경우 좌측에 여앵커를 앉히는 파격을 보여줬었고, KBS 뉴스타임에서는 여앵커 둘이 나오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한국 대부분의 방송에서는 좌측에 남자를 배치하는 구도가 주가 되고있다. 신문, 방송에서 프레임적 접근은 하루이틀이 아닌바 이런 고집에 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셀카의 좌우 반전


자기가 자신의 본 모습을 보기는 여러 의미로 어려운 법이다. 표면적으로 보더라도 일상에서 쉽게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은 좌우가 반전된 모습이라는 사실을 어린시절 과학시간을 제외하고 생각하게 되는 때가 몇번이나 될까. 그래서 보통 셀카 프로그램에는 좌우반전기능이 들어가 있다. 보던 모습대로 보라고.. 그럼 이제 아래의 한가인을 보자.




언제적인지.. 방송최초 맨얼굴 공개이다. 점도 심지어 왼쪽에!! 볼만큼 봤으면 다시 아래를 보자.




무엇인가 어색함과 이상함이 공존하는 이유는 자막이 거꾸로 되서 뿐만이 아니다. 아래사진 기준으로 왼쪽의 몰린 눈동자가 굉장히 거슬리게 다가온다. 종전의 사진과 달리 몰린 눈동자가 좌측에 있자 확실히 눈에 더 들어온다. 



  포탈사이트의 개편



과거 포탈사이트 다음의 모습이다. 로그인창이 좌측에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 였는데 로그인창이 좌측있었다가 이제는 모두 우측으로 옮겨진 개편을 거쳤다. 개편 당시만 해도 어색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다수.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적응해서 왼쪽에 로그인창이 있던 시절도 있었구나 하는 정도.



  만화의 흐름


지금 읽고 있는 이 글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것처럼 한국 만화에서의 흐름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읽힌다. 연출 역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구성된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 중에는 일본 번역만화에 대한 굽시니스트님의 글이 있다.


http://egloos.zum.com/homa/v/4452178 


<한국 일본의 가로쓰기와 세로쓰기의 차이가 만화의 작화방식에도 차이를 가져왔을까.> 중에서


가로쓰기를 하는 한국 만화를 봅시다. 

가로쓰기의 말풍선은 가로폭이 길고 세로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화면에 배치할 경우, 

그림과 말풍선이 컷을 횡단으로 분할하게 되고, 그런 화면에서 인체는 대개 가슴치기, 혹은 목치기라고 하는 - 작화에서 매우 경계하는 인체를 그릴 수 밖에 없게 되고 배경도 위에서 아래까지의 배경이 아닌 옆에서 옆으로 이어지는 배경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차이점을 일본 만화의 작화방식에 그대로 대입할 경우 -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전형적인 한국 만화 연출의 어색함- 그것이 여기에 일정 부분 기인하는 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위 아래로 읽어나가는 글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화면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나가는 글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화면이 시선의 흐름을 고려한 연출에 있어서 그 지향점을 달리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


덧붙여 흥미로운 리플들.


  • 고농축우동2010-08-21 10:41
    어디선가에서 읽은 이야기인데 (어딘지 기억은 안나지만) 최근에는 일본만화도 해외 가로쓰기 시장에의 정발를 위해서 말풍선을 정사각형에 가깝게 그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던것같기도 하고 아닌것같기도 하고...
  • NoLife2010-08-21 15:31
    요즘 일본에서도 PC의 영향으로 세로읽기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더군요. 아직 출판시장에서는 세로읽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보이지만 부쩍 가로읽기가 많아진 듯한 착각도 듭니다.







  이유에 관해


시각의 좌우차이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면서 단순히 오래된 관습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었고, 오랜 사상으로 부터 혹은 가로쓰기로 인한 결과물로 보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생리심리학에서는 뇌를 그 이유로 보고있는데, 로저 스페리의 분리뇌 연구가 대표적 사례였다.


- 필요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뇌의 좌반구, 우반구를 이어주는 교량이 제거된 경우를 실험하면서 좌뇌, 우뇌가 담당하는 역할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좌뇌는 언어 처리에 지배적이고 우뇌는 시각-공간지각, 정서를 담당한다. 왼쪽 시야는 우뇌로 정보를 보내는데, 우반구가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기에 사람들은 왼쪽을 잘 응시하는 것이다. 이러니 굉장히 임팩트가 없어보이지만..


좀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왼쪽에 집중해서 보자.


http://blog.daum.net/kidoctor/15964698


<분리뇌 연구 - 로저 스페리> 중에서


" 사진은 왼쪽과 오른쪽에 다른 사람을 반반씩 붙여놓은 것이다. 뇌량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고 사진에 누가있냐고 물으면 오른쪽에 보이는 소녀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직접 골라보라고 여러 사진들을 주면 왼쪽의 여자사진을 골라낸다.


지하철을 탈 때 사람들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 문이 열리자마다 오른쪽보다는 왼쪽으로 뛰어간다. 물론 100%의 사람들이 왼쪽으로 간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통계적으로 오른쪽보다는 왼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뒤에서 불러보라. 그 사람은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기 보다는, 왼쪽으로 몸을 돌리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좌뇌와 우뇌의 차이는 웃는 얼굴이나 화난 얼굴에서도 알 수 있다. 정서는 우반구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우반구에 담당하는 왼쪽 얼굴의 정서표현이 더 강하다. 이것을 더욱 명확하게 알려면, 웃는 얼굴이나 화난 얼굴 표정을 디카로 찍어보자, 포토샵에서 사진의 왼쪽 얼굴을 대칭으로 복사해서 하나의 얼굴로 만들고, 오른쪽 얼굴을 대칭으로 복사해서 하나의 얼굴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왼쪽 얼굴로 만든 얼굴의 정서 표현이 더 강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 오른쪽 얼굴보다는 왼쪽 얼굴쪽으로 찍는 것이 더 잘 나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서를 담당하는 우반구는 공간지각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정서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그 장면을 언어로 묘사해 주는 것보다,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다. 역겨운 것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좌반구는 언어와 논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정서 유발은 잘 안된다. 


하지만 좌반구는 언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좌반구로 정보가 직접 들어오는 오른쪽에 있는 글을 더욱 편하게 읽는다. 요즘에는 극장에서 영화 자막이 아래 쪽에 있지만, 예전에는 영화 자막이 오른쪽에 세로줄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언어 정보를 바로 좌반구에서 처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


한편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사고와 같은 긴급상황시 왼편으로 핸들을 꺾는다는 해외의 연구결과도 있다. 출처의 미기록으로 검색하다보니 한국에서의 또다른 연구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성의 경우에는 유의미한 통계를 찾을 수 없었지만 남성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정면충돌시 왼쪽으로 핸들을 꺾어 신체손상을 최소화 시킨다는 연구결과이다.


정면충돌의 충돌방향과 관련된 운전자의 행동분석 http://jkais99.org/journal/Vol17No5/p63/tj/tj.pdf





  결국



시야의 좌측은 사물, 공간. 우측은 언어. 하지만 언어라고 해도 가로쓰기 탓인지 지금에 와서 우측에서 좌측으로 읽어나가는 세로쓰기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결국 좌측이 무엇이든 주목도가 높은 것이다.


의문의 시작부터 답을 가지고 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제 활용에 있어서는 각자의 몫이다. 뉴스데스크의 사례처럼 프레임적 접근을 할 수도 있고, 셀카에서 가리고 싶은 부분을 오른쪽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주목도가 높은 것만이 능사는 아닌 법 아닌가. 누군가를 피하려고 할때 대상의 좌측으로 걸음을 옮겨 보자. 우측시야로 회피할 경우가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법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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