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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시선/Nac

쯔위사태는 박진영의 잘못일까?

[Nac] 2016. 1. 22. 18:32

 이제 좀 잠잠해졌나 싶어 쯔위 사태에 대한 끄적거림을 시작해본다. 좀더 일찍 쓰는게 좋았을까. 아니면 좀더 늦추는 것이 좋았을까. 글을 쓸 때에는 이런 고민을 하기도 하는데, 블로그의 컨셉이 한박자 느린 터라 아재의 시선에 올라오는 글들은 보통 느린 경우가 많다. .. 왜이런 소리를 먼저 시작하냐면 이런 면에서 본다면 쯔위사태는 아주 시기적절한 때에 터져나온 일종의 클라이막스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1. 쯔위사태의 발단1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늦은 저녁. 다음팟에는 팟수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MBC의 핫한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진정한 라이브 버전이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리텔의 본방송은 공중파 MBC에서 실제 원본격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 다음팟에서 라이브 송출과 시청자들의 리액션을 편집해서 방송하는 것이기에 실제 원본이라 할 수 있는 다음팟에서의 라이브는 날것 그대로의 리액션과 수많은 시청자로 아비규환을 이루기 마련이다. 실제로 초아 노출이라던가, 북한드립 등 논란이 될 구석이 많아도 너무 많았던 부분이 많은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던 와중에 22일 JYP표 걸그룹 트와이스의 외국계 멤버 4명이 나온 '사나모쯔' 방송은 재미가 없는 방송 중 하나였다. 2층침대를 두개 가져다 놓고 각자 차례 전에는 침대에 있다가 카메라 앞에 나와서 뭔가를 하는 것이었고, 침대에 있을때 각자 출신국가를 알리기 위해서 한국국기와 자국기를 제작진에서 준비해 놓은 것 같았다. 정말 사소한 부분이었고 재미도 없어서 결국 당시 출연진 중 우승은 웹툰작가 '이말년'이 하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윤상의 방송에는 러블리즈의 에이스 '케이'도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2. 쯔위사태의 발단2


 문제는 이 방송이 공중파에서 편집을 거쳐 방영되기도 전에 논란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다음팟에서의 생방송 바로 다음날부터? 중국에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중국이 한국 예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어떻게 인터넷 플랫폼에서 방송한 다음 그렇게 빨리 화두로 떠오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심지어 재미도 없던 그 방송을 말이다.


 사태는 결국 정치적 재료로 사용되고 있었고 쯔위의 대만국기 뒤에는 대만의 독립과 유지에 대한 두 파벌. 대만의 '민진당'과 '국민당'이 있었다. 대만의 총선이 16년 1월 16일로 예정되어 있었고, 마리텔의 라이브방송이 15년 11월 22일. 근 한달여를 남겨둔 기가막힌 타이밍이었다. 일단 정리하고 가자면 민진당은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고 국민당은 현상태의 유지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둔다. 대만의 분위기는 경제적 침체와 과도한 친중노선, 부정부패로 인해 집권당인 국민당에서 민진당으로 표심이 옮겨가는 분위기였고 국민당은 이를 막고자 15년 11월 7일 이벤트를 벌였다. 66년만의 정상회담. 참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인데... 당시 중국의 시진핑주석과 대만의 마잉주총통(국민당)은 '평화'와 '외교적 고립 해소'를 어필했다. (매일경제 실시간 속보 - 중국 대만, 66년 만에 정상회담 "우린 한가족") 정치적 제스처로 보자면 국민당이 아니면 not평화, not외교적 고립 해소를 의미하지 않을까. 그리고 10일 뒤  '단하나의 중국'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쯔위사태가 터졌다.



3. 대만총선의 결과


 앞서 언급했듯이 기울어지고 있던 대만 총선의 향방은 이미 14년 말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오마이뉴스 - 대만 지방선거서 야권에 완패... 2016년 총선 '먹구름')수도 타이페이마저 국민당은 무소속 커원저에게 빼앗기며 직할시 6곳중 5곳에서 패배하여 선거 전체에서 야권에 참패를 당했다. 타이페이의 경우 일종의 총통으로가는 코스로까지 여겨지는 중요한 자리였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패배는 쓰라린 상처였다. 결국 이런 흐름이 15년 말 쯔위사태로까지 오게되었고 16년 1월 대망의 총선에서는 민진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됬다. (한겨례 - 대만 첫 여성총통 차이잉원…총선도 압승 정권교체



4. 역설적인 역사


 역설적이지만 반복되는 것이 역사인 것인가. 대만 정권의 역사를 돌아보면 2008년 1월 12일 대만총선에서 국민당이 압승을 거두며 민진당에서 국민당으로 정권이 바뀌었었다. (데일리전북 - <종합>대만 총선, 野국민당 압승…천 총통 민진당 총재직 사임) 당시에는 민진당이 강경한 대중정책 그리고 경제 부진과 각종 부정부패 스캔들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었고, 국민적 염원을 담아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리고 그 국민당은 8년뒤 지금 강경하지 못한 대중정책 그리고 경제 부진과 각종 부정부패로 정권교체를 당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다. 이렇게 말해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처럼 역사속에는 살아 숨쉬는 변수들이 있는 것임을 주지하자. 대만을 비하하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의 정권 역사는 어떠한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권의 교체시기에 모두 경제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음이 아닐까. 코트라의 보고서에서도 이미 국민당은 참패를 피해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고 있고 전문가 인터뷰에서 차이잉원 대선 승리를 예측하는 가장 큰 주요 요인으로 국민당 8년의 재정정책의 실패를 꼽고 있다. (KOTRA - 2016 대만 총통선거 분석과 전망(1)) (KOTRA - 2016 대만 총통선거 분석과 전망(3)-전문가 인터뷰)



5. 그렇다면 쯔위는?


 민진당의 압승이 예상된다하더라도 국민당이 준비한 66년만의 정상회담은 좋은 한수였다. 중국이 원하는 정치적 제스처도 넣었고 말이다. 장군을 불렀으면 멍군을 불러야하는것이 인지상정. 한달여를 남겨둔 시점에 국민의 분노를 타고 일어나는 바람. 당사자들이 의도했던 안했던 간에 정치역학적으로 쯔위사태는 민진당의 입장에서 최고의 마무리가 아닐수 없을 것이다. 찝찝하고 자잘한 것들을 날려버리고 대망의 방점을 찍는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진다. 그럼 여기서 쯔위사태의 유포자라는 황안은 민진당의 숭고한 순교자인 것인가 미래를 내다보는 확고한 국민당원의 난장까기인 것인가. 뭐 이 둘은 중요치 않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이제 시작이다. 바로 중국의 대응.



6.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나(The Post-Pax Americana)


 60년대 이미 미국의 싱크탱크에서는 미국에 의한 질서. 단일한 초강대국 미국을 통한 평화시대 이후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를 깨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국의 약점은 무엇인가?


 슬로건에는 그 집단이 원하는 미래상을 담고 있지만 때론 역설적으로 도달하지 못한 동경 역시 포함된다. 마치 1등 기업을 외치는 L모 회사를 사람들이 1등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중국 역시 '단하나의 중국'을 외친다. 이렇듯 중국은 단하나가 아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도 하나의 민족. 한민족을 외치는데... 사실은...) 중국의 민족적 분열은 역사적으로 이미 검증된 상태고 한반도의 융성시기 역시 중국의 분열과 맞물려있다.


 중국 역시 자기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단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것이고 홍콩의 우산 혁명과 우리의 역사를 대상으로 하는 동북공정 역시 이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하나의 중국'은 용의 가장 큰 약점을 방어하는 '역린'인 것이다.


 잠시 팍스아메리카나로 넘어가서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미국은 슬로건 '정의'를 내세웠다. 뭐 이 정의를 대체 누가 정의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의 정의 아래 많은 나라들은 포용되었다. 그리고 이후의 시대에 중국은 '대형(大兄)'을 내세울 것으로 보고있는데 과연 한국은, 대만은 이 슬로건 아래에 포용 될 수 있을까?


 대만은 이미 역린을 치고있지만 한국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고구려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동북공정 아래에서 한반도의 언어적 경계를 허물고 끌어들일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역사처럼 대형으로서 조공을 받으며 포용할 것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7. 한국과 일본의 차이


동아시아의 정세는 복잡 미묘하지만 일본은 이미 미국의 확실한 우방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북한과 남한으로 갈라져 있으니 또 구분을 해야할 것인가. 북한은 확실한 친중과 반미노선일때, 남한은 친중? 친미? 딱히 또 고르라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것 같기도 하면서도 맞는 것 같기도한 어려운 나라다. 오히려 미국이 우리에 대해 더 잘 알지 않을까.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도 한국은 언급된다. 반미의 물결이 한국을 가득채웠던 때가 오래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싸이는 '퍼킹 유에스에이'를 부른 것을 후회하고 있을까? 이러면서도 반중의 성격도 다분한 현실이다.



8. 오늘부터 우리는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현재의 해결책을 역사에서 찾아본다면 처음 생각나는 것이 광해군의 중립외교다. 정작 현실 대한민국-헬조선-의 외교력에는 물음표가 붙지만 지금도 소리없는 전쟁이 치뤄지고 있다. FRB의 대척점에 AIIB가 세워지고 한국도 가입을 한 상태이다. 일단 대만이나 한국의 경우를 비춰봐도 확실한건 경제와 정권의 상관관계는 부인 할 수 없다. (IMF나 세계은행보다는 정치적으로 FRB가 오히려 AIIB의 대척점에 있는게 맞다고 생각해본다. AIIB에 대만도 Chinese Taipei로 가입신청을 했지만 중국이 거부 가입을 위해선 '하나의중국'에 기반한 China Taipei로 가입해야 했지만 대만은 가입명을 변경하지 않았고, 결국 가입 승인을 받지 못한다.) 


오늘부터 우리는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이제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생각해야할 지점이지않을까 생각해본다.






9. The best is yet to come


좀더 실생활에 근접한 논점을 살펴본다면 현 여당에서 야당으로 정권이 이양되는 경우, 권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권력이 교체된 시기에 지난 시기에 곪아있던 경제 문제를 터트리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것.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리스크 관리를 시스템적으로 내재시킨 곳이 있는가? 이러한 회사들이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을 판매한다고 할때, 한국에서 생산이 가장 체계화 된 곳은 SM으로 보여지지만 리스크 대응을 보고 있으면.. 인적 요인이 갖는 변동성을 최소화 시키는 장치를 시스템적으로 갖춰야 장기적 투자를 확보하는 안정성을 얻을 수 있을 것.


분야적 특성을 생각해보건데 오히려 리스크 관리측면에 있어 앞선 다른 분야에서 엔터테인먼트 계열에서의 해결책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다음팟에서 송출되는 라이브방송은 중국에서 시청은 VPN서비스를 받아야 가능하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시청을을 했을까? 토렌트로 바로 넘어가는 저장파일을 통해서 시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 중국에서 요구되는 소비 컨텐츠의 결핍을 한국에서 채우고 베낀다고 한다면 한국의 의존도가 무의미할 정도로 감소되는 때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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