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을밀대 - 마포구 염리동 평양냉면 본문

Review/맛집 리뷰

을밀대 - 마포구 염리동 평양냉면

[Nac] 2016. 7. 1. 00:00

흔히들 하는 맛집 리뷰를 오래전부터 해보려했지만 원체 귀찮음도 많았고, 도통 맛의 표현에 있어 내킴이 영 나질 않았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여전하다. 쓰고 있는 것이 맛의 리뷰이기보다는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아재의 시선이랄까.


사실 맛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미식이라는 문화가 낯설게 느껴질만큼 내가 자라온 환경은 그다지 식생활에 중요점을 두지 않았었다. 험험.. 결국 기행문이 될 것같은 포스팅에 대한 소고는 여기서 미뤄두고 을밀대 리뷰를 시작해보자.


을밀대를 가게된 날도 중간에 서울역에 있는 봉피양을 가볼까 하다가 타 블로그에 있는 너무나 광고같은 포스팅과 본점과 달리 맛이 없다는 이야기에 을밀대로 목적지를 다시 수정하였다. 을밀대는 서울에 두 곳이 있다는데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형의 마포점과 동생의 강남분점이 있다.



찾아가게 된 곳은 마포점. 대한민국의 수도답게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되있다. 가끔 환승하기는 귀찮아도 버스를 통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점심시간에 찾아가는 것이라 웨이팅을 각오했었다. 줄을 서고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빨리 순환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냉면이라는 음식이 아무래도 순환이 빠른가 생각해 봤지만 결국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생각해보니 3~40분은 기다린 셈이었다. 외국인도 있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서울 3대 냉면집을 순례하는 분들이 많았다.


평양냉면집은 이런 타이틀과 함께 가족관계에 따른 역사들이 얽혀있는데 이런 부분이 또 평양냉면이 갖는 컨텐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처럼 가족관계가 있다를 넘어서 을밀대에 얽힌 형제간의 싸움! (평양냉면집 ‘을밀대’ 형제간 ‘육수전쟁’…동생 판정승 - 한겨레[링크]




어찌됬건 여전히 마포점은 기다리는 줄만큼 장사가 잘되서 주변 건물들을 인수? 좌우가 다 을밀대 건물이다. 장사가 잘되는 식당이 골목 다른 식당자리를 인수하는 건 자주보던 일이긴 하다. 그리고 가보니 1층이나 2층 또는 별관 아니면 옆건물인 2호점? 등 입구가 이쪽저쪽으로 나뉘어 있어 처음가는 경우는 어디로 가라고 할때 그냥 대놓고 입구 위치를 확실히 물어보는 것이 편하다.





짠하고 서빙된 을밀대의 평양냉면.

을밀대의 가장 첫째 매력은 바로 이 사진이 아닐까. 살얼음아래 잠겨있는 삶은 달걀.


평양냉면을 처음먹는다면 얼음이 없는 육수로 먹으라지만 을밀대라고 검색하면 주르륵 나오는 사진에서 살얼음의 임팩트는 다른 평양냉면과 다른 경쟁력이면서 대중성을 관통한다. 심지어 육수의 맛도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을 시작한 곳이 을지면옥이었는데 각기 다른 평양냉면과 비교를 속시원히 하지 못하겠다. 그날 그날 맛이 달랐던 경우도 있었고, 찾아간지 오래되서 맛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한다. 언제 날을 잡아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평양냉면만 먹으면 속시원히 비교를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빌려보면 육수맛도 예전이 아니라는 말도 많고 아니다, 계속 먹어보면 특유의 다른 맛 알 수 있다라는 사람도 있다. 신포시장의 닭강정도 맛이 변한 것처럼 을밀대도 형제가 이어받고 달라지는 맛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관성처럼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관성을 끊어버릴 정도로 대중적 실책을 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만원이라는 가격에 그냥 찾아가서 먹어볼만 하다는 이야기다. 험험..





그리고 을밀대의 냉면 면발은 거친표면?을 띄는데, 면발의 맛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뭔가 남다른 차이가 괜히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오는 경우라고 본다. 괜히 있어보이지 않는가. "양 많이"라고 주문하면 추가금 없이 더주기도 하고..


다른 메뉴로 보통 녹두전이나 수육들이 있고 8천원인 녹두전이 참 잘나간다. 하지만 '우래옥'에서 불고기를 먹고 가격에 비해 너무 평범한 맛에 충격을 받았었기에 한동안 냉면집에서는 냉면만 먹기로 다짐해서 시키지는 않았다. 마치 에피타이저 마냥 수육부터 먹고 냉면을 음미해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지만 원체 쌈마이 체질인가 그런거 없이 맛있게 먹었다. 아참 냉면가격은 만원이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테이블에서조차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에어컨 바람을 너무 맞아 별로 덥지 않은 기분에 냉면을 먹게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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