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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터에 대한 수정된 생각

[Nac] 2020. 10. 2. 23:24

 예전에 썼던 글 중에 무심결에 일본엔터는 내수시장이 충분했고, 한국의 엔터시장은 레드오션이라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인터넷 여러 사이트에서 주입받은 것이었는데, 사실 일본에서도 해외로, 특히 미국에서 성공은 바라고 또 바라던 일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식으로 주입된 생각을 글로 써내려갔다니 부끄러울 정도다. 

 

 일본의 내수시장이 큰 것과는 별개로 계속 빌보드에 노크했지만 핫100의 문은 높았다. 한명 꼽아본다면 우타다 히카루, 그녀의 전성기 시절은 한국에서도 명성이 자자했지만 벽은 너무 높았다. 언어의 장벽이 문제가 됬다는 변명은 통하지도 않는다. 우타다 히카루 자체가 영어가 됬으니 말이다. 앨범 전체가 영어로 발매된 것도 있었다.

 

 한국 역시 미국시장에 대한 열망은 컸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각 기획사 대표들은 미국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갖을 수 밖에 없던게 팝의 본고장이자 마이클 잭슨의 미국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마치 판소리가 세계적인 흐름이 된다면 한국에서 인정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것일테니 말이다. 

 

 SM의 보아 역시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고 미국에 진출했었다. JYP도 국민적 아이돌로 입지를 다졌던 원더걸스를 데리고 미국에 건너갔었다. 아직 때가 찾아오지 않았던걸까. 원더걸스가 간혹 밝히는 소회는 기가 찰정도였다. 이때는 사실 2008년도 금융위기가 외부요인으로 작용한게 크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가 얼어붙었으니 말이다. 우타다 히카루부터 보아, 원더걸스.. 왜 다들 이때 미국으로 갔던 것일까. 하여간 뭔가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걸 느낀때는 그들의 시도에 조금 더 지나고 태양의 '웨딩드레스'가 공개되고 남미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빌보드의 벽은 견고했다. 당시에 KPOP은 빅뱅이라는 걸출한 아이돌 그룹이 1티어로 있었고, 세계 경제는 경제위기 이후 계속해서 회복세에 있었다. 그러다 웬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박났다. 엄청난 인기가 있었지만 한국에서 싸이의 입지와는 다르게 아티스트로 인기라기 보다는 원히트 원더의 인기였다. 그래도 핫100의 2위를 뚫었고, 유튜브에서 당시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후 BTS의 시대가 찾아왔다. 격렬한 댄스 속에서 안정된 라이브라는 역설을 현실에 구현하는 건 보아, 아니 요샌 나훈아까지 내려가더..ㄴ.. 은 각설하고 차세대 탑아이돌이 구현해야할 필수 요건이 되버렸다. 어쨌건 아이돌은 노래도 못하면서 이쁘장하기만한 애들이라는 오명을 벗고, 정말 아이돌idol이 되어갔다. 그리고 빌보드 핫100의 1위를 살아서 보게되었다.

 

 

 

 대체 일본의 유산은 이러한 과정 어디에 남아있을까.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준이 한 KPOP은 쟈니스의 유산이라는 인터뷰를 보고 안쓰러운 마음에 생각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사실 쟈니스 시스템의 유산은 SM의 시초에 가깝다. 일본 엔터가 한국에 영향이 없었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겠지만, 쟈니스의 전성기를 보고 있었을때 SM은 쟈니스의 운영방식과 관리를 그대로 따온 느낌도 있었다. 소속 연예인을 드라마, 예능, 영화에 출연시키고 친근함과 함께 인기를 챙기고, 소속사에서 이탈시 방송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당 아티스트의 활동을 억제하는 강력함.

 

 역설적으로 결국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빅히트와 YG였으니 의문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애초에 왜 일본 엔터는 10년, 15년전에 머물러 있는것일까.

 

 그래서 아라시가 무기한 휴지로 들어가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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