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십장생 - 풍자와 해학의 마당놀이 본문

Review/도서 리뷰

십장생 - 풍자와 해학의 마당놀이

[Nac] 2017. 2. 2. 19:51

십장생 - 정구


Nac지수 - 7.6

카카오페이지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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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작가의 십장생은 휘몰아치는 한 판의 민속극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민속이란 말 속에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들어가 풍자와 해학으로 한을 풀어내는 한마당 놀이. 누군가의 눈에서는 파격에 가깝고, 한편으로는 우리네 마음을 속시원히 대변한다.


주인공 유성의 과거는 조선의 노비다. 주인이 계집종을 겁탈해 낳은 아이로, 그로인해 충격으로 아비와 어미를 모두 잃게된다. 주인의 은혜 아닌 은혜로 언어를 배우게되었고, 소주인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학대와 멸시가 가해진다.


민속 가면극의 원형의 바탕에 존재하는 계층간 부조리, 민생의 비극적이지만 실존했던 과거가 유성의 바탕인 셈이다.




못된 고을의 유지들에게 혼쭐을 내주는 장면 역시 우리의 과거를 비추는 연장선상에 있다. 용이 산다는 전설에 마을의 처녀를 공양하는 모습들, 마을 사람들이 보여주는 각각의 면들. 사건을 해결하는데에 있어 스며있는 풍자와 해학, 통쾌함은 작품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룬다.


과거만이 아니다. 소설 곳곳의 요소에는 우리네 현실이 풍자되어있다. 다른 작품에서 고고하다는 이미지로 표현되던 세가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불륜으로 거론되고, 정작 둘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기이하면서도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반대적인 예로는 순남파가 있다. 순남파의 교육과정은 마치 한국의 교육과정을 보는듯 하다. 원하는 결과에 도달 할 때까지 다른 많은 부분들을 접하지 못하고 수련-공부-만을 추구한다. 성적은 잘나오지만 어딘가 괴리된 이상함을 보여주는 군상들에 대한 풍자다. 일견하기에 과정은 이상하지만 결과를 보면 좋다고 생각케하다가도 이상한 소설속 요소들은 그 자체가 현실의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현재가 과거의 반복이었다면, 미래는 현재의 반복일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지점에 대한 경각심과 통찰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과거로인해 현재를 변화시킨다면 미래 역시 반복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십장생은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다. 우리는 때론 점소이였었으며, 강호초출의 신입이기도, 강호의 노고수이기도 하다. 만금전장의 총관이기도 하며, 만두가게 딸의 아버지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마지막 십장생인 ‘시간’이 아닐까.




[사족]


+ 재밌다, 완결 되었다는게 또 장점.

+ 닥치고 때려부수는 카타르시스가 아닌 절묘하게 결합된 시원함이 있다.

+ 15금이라는게 의외로 걸림돌인 것 같기도 싶다. 카카오페이지의 독자층이 그렇게나 낮던가 싶기도..

+ 나중에 되면 현실에 대한 풍자가 풍자를 넘어서는 노골적이라 불호하시는 분이 있을 수 도.

+ 작품 떡밥의 디테일이 연결되는 걸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히다.

+ 마지막은 이거 산으로 가나 싶다가.. 허허.. 

+ 작품 초반의 분위기와 후반의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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