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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끝에 천하를 묻다 - 몸과 머리 본문

Review/도서 리뷰

칼끝에 천하를 묻다 - 몸과 머리

[Nac] 2017. 8. 3. 15:35

칼끝에 천하를 묻다 - 오채지


Nac지수 - 6.1

카카오페이지 268화 연재중



 장르소설의 태동도 댓글의 역사와 무관치 않았지만 근래 소설 말미의 댓글들을 보고있으면 인간 본성에 대한 논의가 그토록 오래전부터 시작되어왔는지의 한자락을 스치곤 하는 것 같다. 물론 댓글을 적는 사람은 전체 독자수의 아주 극히 일부분으로 모집단을 대표할 수 없을 만한 수다. 그럼에도 분명 댓글을 남기는 사람은 독자 중 일인이며 한줄의 댓글이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그런 글들이 있다.


  왜 이리 안때려부시냐는 댓글들. 시원시원한 삶의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재밌는건 주인공이 안때려부시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세력이 산집해 있고 요새 유행하는 말로 소위 '적폐'를 때려부시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문제를 폭력으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곁들인 폭력으로 해결책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현실속에서 이해집단에 둘러쌓인 우리들에게 나름의 합리성과 사이다 한잔을 주고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한가지 특이점은 소설에서 첫이야기가 마무리된 후 글전체의 분위기가 이질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수작으로 꼽히는 '무림사계'에서의 변화와 같았다. 슬쩍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무림사계와 같이 집필에 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인기작인 '전검왕'을 집필하는 동안 '칼끝에 천하를 묻다'는 멈춰있었던 작품이었다.


 문제는 변화된 이후 루머처럼 공동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복사후 붙여넣은 부분이라던가 마감이 제대로 안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근래 조영남 대작사건으로 회자된 것처럼 예술문화계에서 대작은 이뤄지던 것이었고, 만화계에서는 어시스턴트를 넘어 김성모 작가를 공장장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심즈와 같은 유명애니메이션부터 해외 드라마의 제작에서 대본은 작가집단에서 쓰여지며 집단파업을 하기도 한다.


 공동작업이 루머든 아니든 독자에게 문제는 작품의 질이 하락하는 것이다. 복붙과 더불어 이건 뭔가하게 되는, 예를들어 백명이 화살을 겨누는데 삼백발이라 설명되는 식의 서술은 화살을 3발씩 겨누고 있다고 보기엔 아쉬움을 자아낸다. 마치 구색을 맞추듯 서술되는 부분을 보면 생생히 살아 숨쉬던 인물들이 갑자기 종이인형이 되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칼끝에 천하를 묻다는 분명 매력있는 작품이다. 에스크리마 혹은 칼리 아르니스라 불리는 실전무술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주인공이 어떻게 세상을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과 재미가 있다. 작가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시기를 기원해본다. 아니면 정말 어시스턴트를 기용하여 전체적인 감독과 첨삭으로 작품의 질을 끌어올리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이 또한 한국 장르소설계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2018. 7. 22. / 용두사미가 되었다한다.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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