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시선

마행처우역거 - 삼국지의 즐거움 본문

Review/도서 리뷰

마행처우역거 - 삼국지의 즐거움

[Nac] 2017. 8. 13. 16:20

마행처우역거 - 조경래


Nac지수 - 7.6

조아라 365화 연재중


시험을 본다거나 뭔가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 아니면 일상이 우리를 옥죄고 있을때. 우리는 구속을 벗어나 자유롭고 싶어진다. 전설 속의 그 누군가처럼. 영웅이 살아숨쉬고 신화가 만들어지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광야를 질주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삼국지가 특별해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희노애락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인생사의 모든 것이 들어가 곱씹을 수록 맛이 우러나온다. 명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나관중의 연의 이후 한국에서도 여러 역자의 손에서 다양한 판본이 나왔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수요와 변화는 삼국지에게도 요구되었고 문화의 메인스트림에서도 서브컬쳐에서도 삼국지는 끊임없이 시도되는 원천의 하나였다. 계속해서 리메이크가, 리마스터가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작품의 신선도를 집필시점으로 보고 완성도도 고려해보면 지금의 최고는 조경래 작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삼국지물들과 비슷하게 도입개연성은 영 부실하지만 가장 거부감없이 읽힌다. 감동씬이라던지 전투씬이라던지 미진한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총체적으로는 삼국지물에서 최상위에 위치해있다는 것이다.


뇌동, 황호, 잠혼으로 이어지는 개그씬도 좋고 상황과 쓰임에 따라 사람은 충분히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내용도 좋다.


조조만해도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는 평을 듣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내로남불인지 끝이 좋지 못한 인물에게는 만약이라는 생각조차 갖지 않는다. 역사에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혹시, 만약이라는 가정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것이고 마행처우역거의 주인공 비관은 영웅과 간신배가 함께있는 그 길을 따라 삼국지의 삶을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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