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eview/도서 리뷰 (61)
아재의 시선
기적의 분식집 - 캘리버조아라 185회 연재중 Nac지수 - 6.2 팍팍한 삶에 대한 반증으로 힐링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방송포멧이 소설로 옮겨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건지도 모른다. 돈이 되는 곳에 재능은 투입되기 마련이니, 많은 자본으로 개발된 포멧을 가져오는 것은 검증된 흥미를 차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설로 전환될 때의 문제는 필력이겠지만 말이다. 한달음에 180여화를 읽어내려갔다. 거부감이 없다. 우리가 쉽게 접하던 그 내용들의 힐링이 찾아온다. 기적의 분식집은 필력이 엄청나게 좋다라는 생각은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를 뽑아내고 있다고 보인다. 거기에 엄청난 연재속도까지. 무엇인가 부족함에 대한 갈증을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채울 수 있게함은 글이 갖는 원초적 능력이자 성질의 하나다..
Nac지수 - 6.2카카오페이지 완결, 로드워리어 작 한 시대는 필연적으로 매너리즘에 당도한다. 그럴때마다 누군가가 흔해져버린 그 무엇을 가지고 독특한 작품을 써내려가곤 했다. 처음으로 기억나는 작품은 당시의 온갖 소재들을 버무린 적절한 단편으로 애벤갤리온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에반게리온이 아니다. 검색을 해보니 나오지도 않는 고대의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일종의 풍자적 성격을 지니면서도 유쾌한 수작이었다. 투명드래곤이 연재되던 때 였던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이 힘을 숨김도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어찌보면 풍자라는 단어를 쓰는게 적합치 않을 수 도 있다. 온갖 트렌드와 인터넷 밈들을 모한 곳에 모았다는 점이 풍자적 베이스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정도일까. 미녀의 아름다운 부분들만을 모아서 오려 붙였다..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 - 한상운 카카오페이지 완결Nac지수 - 6.9 왜 웃길까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웃기니까 웃기는거지 뭘 고민이랍시고 합니까? 맞는 말이기도 하다. 쳐맞는말까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은 한상운의 재능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협의 세계는 그에게 더이상 자신이 매몰되있는 세계가 아니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자유롭게, 떡주무르듯 세계와 인물, 사건을 배치하여 드러낼 수 있는 한가지 수단임을 보여준 작품이다.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가에 대해서는 윗문단의 '왜 웃기는가'에 대한 물음을 가져와야한다. 왜냐하면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은 웃기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은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치열한 논리전개를 통한 추리싸움이 벌어지..
맨이터 / 기가스 - 전유택 카카오페이지 완결Nac지수 - 6.2 맨이터와 기가스는 같은 배경과 인물을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다. 스페이스 초능력물이라고 하면 될듯하다. 카우보이 비밥, 공각기동대 같은 SF느와르의 분위기도 물씬 나면서 멋진 설정과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분명 이렇게만 보면 취향에 딱 맞는 극호의 내용인데 맨이터를 읽기 시작하고 기가스를 다 읽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묘사도 나쁘지 않다. 처음 읽어가면서 이런 작품이 있었다니 감탄한 부분도 많다. 그런데 무언가가. 무언가가 책을 계속 손에서 놓게 만들었다. 좋은 작품이라고 머리 속에서는 생각하는데 흡인력이 떨어지는 이유. . 첫번째는 클라이막스에서 부족한 묘사량(?)이 아닐까 한다. 분명 멋진 장면이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움직임과 처..
루머 - 캐스 R. 선스타인 Cass R. Sunstein 사람들을 보고 레밍이라든지, 개돼지라든지 비유하는 일들이 종종있어왔다. 여기서는 개돼지의 이야기를 차용해보기로 하자. 물론 사람이 개, 돼지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개돼지의 탈을 쓰고 행동하는 듯한 모습을 비유한 것일 터이다. 뜬금없이 개돼지를 가져온 이유는 ‘루머’라는 책의 목적과 관련이 있다. 선스타인씨는 교양있는 지성인이시기에 목적달성을 위해 쉽고, 짧게 글을 쓰셨고, 나는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위해 ‘개돼지’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가져온 것이다. 종국적으로 라는 사실을 각성하기 위하여 리뷰 역시 최대한 자극적으로 쓰여졌다. 책에서는 개돼지의 개도 등장하지 않으며, 아래 각색된 내용을 보고 선스타인씨의 교양을 의심하지 않도록 하자. 우리는 ..
라쇼몽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Nac지수 - 7.9 라쇼몽(羅生門). 시가지를 둘러싼 성의 문이었던 나성문이 폐허가되어 시체를 버리는 용도로 쓰이면서 민간에서 나생문으로 쓰기시작했다는 라쇼몽. 라쇼몽은 결국 나찰, 악귀가 사는 문으로 읽힌다. 라쇼몽 단편집 안의 라쇼몽뿐만 아니라 코, 지옥변, 덤불속, 갓파 등 많은 작품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줄곧, 변함없이 인간에 대해 냉랭한 시선을 보낸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며, 행한 선은 사실은 선도 아닌, 선이 흔들려 악이 되는 수준도 아닌 내로남불의 존재이며 어리석고 추악하다. 고통만이 가득한 이세상에서, 냉랭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작품들은 기괴하면서도 섬찟하다. 처음 라쇼몽은 이게 뭔가 싶은 단편이지만 곱씹어보면 우리네 모습은 시체에서 머리카락을 뽑고 남자..
재벌집 막내아들 - 산경카카오페이지 263화 연재중Nac지수 - 6.9 이야기의 시작, 아니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말도 안되는 얘기라는건 나도 안다. 딴거 따질 생각말고 재미만 봐라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까지 나오면 미운자식 떡하나 더주는 법. 잘 쓴 글일 수록 비평의 기준이 올라가는데 시작부터 대놓고 나오면 단점은 관대함으로 모두 무시하고 장점만을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동어반복을 할 예정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밌다. 부끄러운 구석이 많지만 솔직히 인정한다. 이 작품은 재밌다. 재밌는게 장점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 수록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샐러리맨이 살해당한 후 재벌집 막내아들로 전생한다는 시작은 머리속 저 먼 한구석에 밀어넣어버리고 ..
제 3인류 - 베르나르 베르베르 카카오페이지 - 6권 완결Nac지수 - 6.0 세상에 이름이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네. 베르베르. 세상에나.난 항상 궁금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닌 버나드 워버로 출판됬으면 얼마나 팔렸을까. 하지만 나라도 베르나르 베르베르로 출판했을 것이다. 이름에 라임이 장난이 아니다.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껄껄. 제 3인류가 버나드 워버로 출판됬으면 얼마나 팔렸을지 정말 궁금하기는 하다. 개미 이후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제 3인류를 읽으며 직접 감상을 하니 기가'막막'혔기 때문. 이 작품은 마치 꿈결같다. 꿈. 꿈속에서는 말도 안되는 연계로 사건들이 진행되지만 꿈속이기에 술술넘어간다. 문제는 제 3인류를 꿈속에서 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학계가 백안시하는 장르문학에서처럼..
비정강호 - 한상운 카카오페이지 80화 완결Nac지수 - 7.9 한상운 작가의 작품중 양각양, 무림사계 등을 읽어본 기억이 나는데 인상은 비정강호가 가장 남는다. 취향탓일 수도 있다. 딥-다크한 서스펜스 스릴러 느와르물. 거기에 등장인물 심선생의 행태, 홍화평과 이대흑간의 내쉬균형(?!)에서 게임이론의 내음도 난다. 사실 게임이론이 개판인 이세상을 이해하고 좀더 나은 결말을 추구하는 것이기에 그런 것이지 않을까. 어찌됬든 소설 안 세상은 살아 숨쉬며 서로의 욕망을 위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부딪쳐가며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매력적인 세계, 등장인물들을 완성시키는 것은 작가의 필력이다. 한 입 떠먹는 순간 감이 온다. 기가막히다. 영화같지만 영화로도 재현 못할 필력. 독자들을 몰입시키고 심장을 뛰게한다. ..
인간실격 / 정의와 미소 - 다자이 오사무 삐걱대는 그네의 소리로 기억은 시작된다. 그네에는 나와 할머니가 앉아있었고, 고민이 뭐냐는 할머니의 말이 있었다. 유치원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그때 고민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당시의 언어능력, 어렸던 나로는 그 고민을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제와 표현해 보자면 현재의 나는 지금 그네에 앉아있지만 과거의 나는 어디로 가며 어떻게 변화하는가. 불교계 유치원을 다니고 도가의 책을 읽은 부작용이었을까. 지금보면 상당히 중2병스러운 고민이었지만 당시에는 진지했다. 이제는 흔한 평행차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어떤 단어로 설명해야할지도 몰랐던 고민이었다. 이런 낯뜨거운 고백을 한 이유는 인간실격을 읽으며 그때 그네에 남겨진 나는 다자이 오사무가 됬을 수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