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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시선
우레탄 문틀철봉 리뷰 살다보면 필요한거 같으면서도 이걸 나중에도 쓸까 싶은 불안감을 동반하면서 구입을 하게되는 것들이 있다. 분명 필요해서 산 것인데 결국 안쓰는 것들을 보면 귀찮음과 연관이 되어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헬스를 끊어놓고도 귀찮아서 안가고 가도 딱히 뭔가 영.. 그래서 문틀 철봉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역시 위에서 기술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저렴한 제품군을 물색해보았다. 만원초반대의 철봉들이 소셜 쇼핑사이트에서 검색되는데 최저가는 보통 지지측면이 고무로 되어있는 기초형이다. 여기서 다시 묘한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이거 사놓고 미끌어지면 어떡하지? 문틀에 그냥 나사를 박고 고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이면 저렴한걸 사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문틀 철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은 문틀에..
재미있을까. 재밌게 보았다. 재밌다. 한국형 무엇무엇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 때, 속된 말로 한글패치가 완료되면 창렬하다라는 경우가 일상에 산재한다. 자조섞인 용어가 되어버린 한국형. 하지만 영화 '부산행'에 붙는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는 냉소가 아닌 미묘하면서 짭짜름한 즐거운 미소가 지어진다. 단편적인 부분에서 한국형이라기보다는 영화의 온갖부분에서 한국의 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다. 좀비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열차라는 공간으로 한정시키고 분장과 좀비연기로 CG를 절약하며 찍어낸 영상을 보고있으니 싸고.. 효율적으로 잘찍었구나라는 감탄이 들었다. 이게 발로 걷어차는데 진짜 사람이라 쎄게는 못차고 효과음이 퍽퍽나는게 재밌었는데 이런 부분들도 그냥 좋았다. 원체 좀 쌈마이한 느낌을 좋아해서였던걸까. 즐겁게봤다. 부산행..
Nac지수 5.7 다른 분야에도 생각될 여지가 있지만 장르문학에 있어서 유행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의 니즈를 명백하게 반영하곤 한다. 환생과 회귀물 역시 유행의 한구석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IF라는 가정을 소설로 구현됨을 보고 싶음만이 아니라 현생에 대한 시선을 대변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보곤 한다. 삼국지 원굉전은 소위 '프롬뇌'라는 개념처럼 살짝은 단서를 주고는 있지만 뚜렷하게 주인공이 환생자라던가 회귀자라는 확답은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실제 여남 원가의 원굉이 57세에 토실에서 죽은 역사와 다르게 군웅들 사이에 서나가는 걸 보면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가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임을 보면 정사든 소설이든 무엇이 중한가. 재미가 있어야지. 삼국지라는 걸작이 희노애락..
진가소전 리뷰 농풍답정록으로 유명한 임준욱 작가 첫작품이다. 오랫만에 집어든 무협이라 재밌기를 바라면서도 첫작이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부분을 기대해보기도 하였다. 주인공이 의선가로 들어가는 첫부분을 읽고 시간이 없어서 잠시 뒀었는데 놀랍게도 그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글 자체가 별로다라기보다는 뭐랄까.. 농풍답정록과 유사한 이야기 구조다. 처음 과거의 백련교의 이야기와 아버지가 호환을 당하고 가보인 약재비급을 들고 의선가에 들어가 어느정도 트러블이 있는 장면까지 보고 잠시 놓아두었을 때에는 어떤이야기가 펼쳐질지 상상만해도 군침이 돌았다. 일품요리가 시작될 첫 단추였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일품요리가 아니라 정말 담백한 백반을 먹은듯한 기분이다. 분명 이야기의 구조는 탄탄하다. 계속해서 올라가..
나이가 든다는게 내 죄로 인한 벌은 아니지만 점점 몸생각을 하면서 먹을 것을 가리게 된다. 아직 삼겹살을 수육으로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탄산음료를 보면 흔들리는 눈빛엔 고민이 묻어 나온다. 고민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크다. 달디 단 탄산음료를 먹어서 충치는 물론 밝혀지고 있는 당의 문제점들. 당으로 인해 몸이 어디가 어떻게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은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충치도 예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자신에 대한 불신이 고민의 이유다. 그런 나에게 마트를 가서 본 미에로 화이바 1.5L 대용량은 솔깃한 대안이었다.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거대한 미에로 화이바.. 1.5L 두병을 묶은 번들로 사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350ml 가 아니다. 1.5L.. 미에로 화이바 패밀리..
아가씨 리뷰 3명의 조선인과 1명의 일본인. 오직 아가씨 혼자만이 일본인이고 주위의 3명은 모두 조선인이다. 일본에 대한 각기 다른 캐릭터들 감정의 채도를 주목해볼만 하다. 양끝에 코우즈키와 숙희가 있다면 가운데 백작이 있는 모습으로 영화는 색을 칠해간다. 이는 아가씨, 히데코를 둘러싼 욕망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히데코라는 하나의 인물을 대하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욕망들.. 그렇다면그들의 욕망에 부딪쳐지고 있는 히데코는 어떤 욕망이 있는가. 죽음일까?결국 자신을 둘러싼 욕망 중 누군가를 택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의 아가씨.두번째 선택지인 백작을 택했지만 정말이지 비지니스적 관계였다. 하녀의 등장이후 인간에 대한 시험. 분노와 사랑의 감정 속에서첫번째와 두번째 선택지에서 또다른 선택지가 나타난다. 그러고..
곡성 리뷰 현실과 영화는 다른 점도 있다. 현실에서 우리가 보는 장면 장면들은 의도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은 모두에 가깝게 감독의 생각이 들어간 의도적인 배치를 통해 만들어진다. 영화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현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다. 배우들의 대사 하나하나와 배경, 사물의 배치에도 의도는 들어간다. 문자와 글들은 이미 그 자체가 의미의 집약이기에 사용에 있어서도 세심하고도 의도적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영화의 시작과 함께 나오는 텍스트의 중요도는 흘려버리기엔 너무 높다.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의 시작이기도 반전의 비밀인 경우도 때론 결말이기도 하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다. '의심'으로부터 생각은 시작하며 '믿음'이라는 끝으로 매듭지어진다. 또한 믿을 수 없음으로 매듭은..
런치 메뉴의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추천글을 보고 언젠가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 한번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지하철 수원시청역과 가까운 위치로 CGV가 입주해 있는 큰 빌딩에 같이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우리나라에서 파스타 팔면 이태리 레스토랑이고, 안팔면 프렌치 아니겠습니까. 허허. 막상 건물 표면에는 온갖 간판이 진을 치고 있지만 샘프레베네의 간판은 보이질 않는다. 건물주가 대체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런치는 12시부터 시작이다. 무스쿠스가 꽤나 규모가 크게 바로 옆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설마 건물 맨위에 있는 예식장에서 식이 끝나고 무스쿠스를 빌리는 경우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평일런치가 2만5천원 정도라 나름 괜찮은 선택지가 될 법하다. 12시가..
흔히들 하는 맛집 리뷰를 오래전부터 해보려했지만 원체 귀찮음도 많았고, 도통 맛의 표현에 있어 내킴이 영 나질 않았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여전하다. 쓰고 있는 것이 맛의 리뷰이기보다는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아재의 시선이랄까. 사실 맛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미식이라는 문화가 낯설게 느껴질만큼 내가 자라온 환경은 그다지 식생활에 중요점을 두지 않았었다. 험험.. 결국 기행문이 될 것같은 포스팅에 대한 소고는 여기서 미뤄두고 을밀대 리뷰를 시작해보자. 을밀대를 가게된 날도 중간에 서울역에 있는 봉피양을 가볼까 하다가 타 블로그에 있는 너무나 광고같은 포스팅과 본점과 달리 맛이 없다는 이야기에 을밀대로 목적지를 다시 수정하였다. 을밀대는 서울에 두 곳이 있다는데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
하이 라이즈(High Rise, 2015) 리뷰 인간은 영원을 꿈꾼다. 나 역시 영원을 그려볼 때가 있다. 진시황 마냥 개인의 불로불사를 추구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원이라는 단어가 일상과 동떨어진 느낌이라면 이렇게 바꿔보자. '지속가능한' 갑자기 익숙한 느낌..이 든다. 인간은 그럼 어떻게 지속 가능을 꿈꿨던걸까. 국가를 생각해보자.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국가를 건설 했을 때, 그들이 갖는 시스템은 대부분 왕권이라는 강력한 축을 통해 유지되었다. 그리고 정점인 왕을 필두로 지배와 피지배계급으로 나뉘어진 시스템은 인류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던 지속가능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현시대를 돌아보면 왕권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을 갖는 국가는 멸종에 가깝다. 어째서 이토록 변화한걸까. 무엇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왕..